Devcon 2024에 다녀오다

Devcon 2024에 다녀오다
Impressive!

이번에 회사 출장 차원에서 Devcon 2024에 다녀왔습니다. 기대를 많이 하고 방콕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대 이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갔던 그 어떤 블록체인/Web3 행사보다)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강연 및 세션

이번 Devcon에서는 4일간 450개가 넘는 세션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세션의 퀄리티는 들쑥날쑥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갔던 어떤 블록체인 행사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알찬 세션들이 많았습니다. 보통 오전 세션 듣다가 오후부터는 집중력이 고갈되어서 듣는둥 마는둥 했을텐데, Devcon에선 각 세션이 인사이트를 제공하면서도 흥미로웠어서 재밌게 들었습니다. 다음 세션들을 추천합니다.

  • EIP-7702: a technical deep dive (Link)
  • Scaling Ethereum with DAS: an iterative approach (Link)
  • ETH++: A roadmap to (real) decentralization in a world of centralized power (Link)
  • Keynote: [title redacted] (a.k.a Beam chain) (Link)
  • Simulating an Ethereum network at scale (Link)
  • How long non-finality could kill Ethereum (Link)
  • Single Slot Finality and the future of staking (Link)

강연 구성을 신경 쓴 건지, 각 날마다 어느 정도 카테고라이징이 되어 있었습니다. Core Protocol 트랙만 한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일차: Pectra 업그레이드에 포함되는 EIP들을 이론 레벨에서 소개하는 세션들
  • 2일차: 각 클라이언트 개발자들(Erigon, Reth...)이 나와서 개발 현황과 로드맵 공유
  • 3일차: 미래에 중요하게 다뤄질 EIP들에 대한 논의(e.g. DAS, FOCIL, SSF…)

일반적인 강연과 더불어 워크샵도 여러 개 진행했습니다. 워크샵엔 사람이 많이 참석하진 않았어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엔 좋은 기회였습니다. 세션도 열심히 준비해서 누구나 따라올 수 있게끔 배려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 EF Testing 팀: EIP가 추가되면 어떻게 테스트를 진행하는지 전반적인 흐름을 훑어보고, 실제 데브넷을 망가뜨리는 테스트를 작성해보는 워크샵이었습니다. 데브넷은 두 개의 노드로 이루어져 있고, 이 중 Faulty한 하나의 노드를 망가뜨려 컨센서스의 포크를 만들어내는 것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 ethPandaOps: 세 파트로 나누어진 세션이었습니다.
    1. Xatu라는 데이터 수집 툴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
    2. Miga Labs에서 Xatu를 활용해 Max Blob 파라미터에 대해 분석한 이야기
    3. 직접 PyXatu를 활용해 주피터 노트북에서 데이터를 분석해보기

몇가지 놀랐던 포인트들입니다.

  • Lightclient가 발표한 EIP-7702에 사람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였습니다.
  • 각 세션마다 질문을 여러 개 받았는데, 질문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서로 다른 EIP들의 연관성을 많이 물어봤는데, 이쪽 컨텍스트가 있지 않으면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주제들이었습니다.
    • 이더리움 로드맵 및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 사이에선 서로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러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 청중들의 집중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스테이지와 네트워킹하는 곳이 잘 분리가 되었는지 몰라도 강연을 들을 때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 Justin Drake의 Beam chain 발표 때는 그 수많은 관중이 그의 입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까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커뮤니티

방콕에서 열린 행사지만, 이더리움 커뮤니티에는 확실히 유럽 사람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서구권 사람들을 많이 마주쳤습니다.

개인적으로 압도되었던 부분은, 이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전문성이 있는 분야로 퍼져 R&R을 자연스럽게 이룬 부분이었습니다. 개발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하나의 토픽에 정말 많은 사람이 달라붙어서 디벨롭하는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또한 각 EIP마다 주도하는 사람은 있지만, 중앙화되어 있는 느낌은 아니었어서 Discussion에 굉장히 오픈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리더들이 있고, 그들이 주는 메시지가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Vitalik은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이쪽 진영의 아이돌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Paradigm의 CTO인 Georgios Konstantopoulos는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프로젝트들을 나열하며(Foundry, Reth 등 이더리움 Rust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꾸려나가왔음) 앞으로 자신들이 집중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은 UX를 개선하는 일이다… 라고 멋있게 얘기했습니다. Lighthouse의 기술 리드인 Dapplion은 Lighthouse의 비전이자 자신의 비전은 이더리움이 Non-finalizing 상태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엔지니어로써 이 커뮤니티가 매력적일 수 있게 느껴지는 건 이러한 리더들의 확실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뉴 & 식사

  • 베뉴(QSNCC)가 진짜 크고 좋았습니다.
    • 중간에 자리를 많이 마련해둬서 일하기에도 좋았습니다.
    • 커피, 음료, 과자 등이 넘치듯이 많았습니다.
    • 특이했던 공간들로는…
      • 타이 마사지
      • 해커들을 위한 장소
      • 뮤직 스테이지(DJ, 밴드)
      • Decompression Zone
  • 식사가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3일 내내 점심을 베뉴에서 먹었는데 행복했습니다.

결론

이더리움의 강성한 커뮤니티를 느낄 수 있었던, 즐거운 4일이었습니다. 특히 개발자/빌더 지향적인 행사 느낌이 강해서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또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