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이른) 상반기 회고
English version: https://junsong.xyz/2026-h1-retrospect
상반기가 마무리되기엔 아직 이른 이 시점, 쉼표를 찍기 좋은 지점인 것 같아 간단하게 회고록을 작성합니다. 저는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뉴욕에서 지내다가 얼마 전 한국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 회고는 뉴욕에서의 시간을 대부분 다룹니다.
지난 회고록들은 여기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NYU

카이스트에서 제공하는 NYU 부전공 프로그램을 통해서 NYU Tandon School에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코스 난이도는 평이했습니다. 카이스트 전산학부에서 수강한 과목들 (정보보호개론, 전산망개론 등)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네요. Cybersecurity 이외에도 Modern Architecture 과목도 들으면서 나름의 교양을 챙겼습니다. 이제 유명 건축물에 대해 꺼드럭거릴 수 있는 사람이 된 것만 같습니다.
흥미로웠던 과목은 LLM Security였습니다. 원래는 Penetration Testing and Vulnerabilty Analysis라는 무시무시한 과목이었지만,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LLM OWASP Top 10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LLMGoat, Gandalf 등 인터랙티브하게 학습할 수 있는 툴들이 많더라구요. 주로 프롬프트 주입(Injection)에 대한 과제들이었는데, LLM과 이리저리 씨름하며 해결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Stern 수업 청강

NYU에는 NYU 학생들이 운영하는 동아리 NYU Blockchain Lab이 있습니다. 여기선 매주 강연을 주최했는데, 3월 NYU Stern에서 임상교수(Clinical Professor)를 맡고 계시는 Ian D'Souza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력과 통찰력에 매료되어 얘기를 나누다가, 이번 학기에 Stern 대학원에서 수업 두 개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디지털 통화와 블록체인, 다른 하나는 DeFi만을 다룹니다.
저는 Tandon 소속이라 수업 등록은 되진 않았지만, 청강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해서 여러번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고 이는 NYU에 와서 가장 잘한 경험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엔지니어로 정의하고, 특히 최근 몇년 간은 코어 레벨에서 고민을 해왔던 사람이라 항상 이 시스템의 가장 윗 단계에서 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이더리움은 특히 금융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결국 현재 월스트리트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했던 거죠. D'Souza 교수님은 실무 경험도 워낙 많고 월스트리트 및 백악관 사람들과 계속 교류하시는 분이라 현장의 이야기를 담기엔 이만한 수업이 없었습니다.
DeFi만 다루는 수업 중 Full Credit을 부여하는 수업은 현재 미국 전역에 세 학교만 있습니다. MIT, 버클리, 그리고 NYU로,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이것이 곧 경쟁력이라며 강조를 수차례 하셨습니다. 수업 시간 동안 배운 점들이 정말 많은데 이는 현재 정리 중이라 다른 글로 공유를 드리도록 할게요!
FOMO in AI
어느 누구와 비슷하게 현재 급변하는 AI 시장 안에서 나름 치열하게 생존(과 실존)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의 결론은 여전히 나지 않았지만, FOMO를 느끼기만 하는 것보다 AI 도구를 도구 자체로 인식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행히도 남는(?) 맥북이 하나가 있어서, 올해 상반기에 매우 핫했던 OpenClaw를 세팅하고 놀아봤습니다. X나 유튜브에선 이걸 인생이 변할 정도의 도구라고 극찬을 하던데, 제가 120% 활용을 못하는 것인지 역시 직접 써봤을 때 한계가 있습니다. 게이트웨이는 업데이트를 거듭할 수록 점차 무거워져서 뻗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싶었는데 직접 SSH로 들어가서 디버깅한 적이 여러번 있었네요. 리소스 정리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날이 갈수록 쓸모 없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 맥북 용량을 다 잡아먹은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Hermes Agent도 많이 쓰는 모양이던데 한번 찍먹 정도는 해보고 싶네요.
또다른 트렌드는 Agentic Coding이었습니다. 직접 사람이 코드를 짜지 않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어서, 그동안 짬짬이 기여를 해오던 Prysm을 기반으로 간단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습니다. (정리된 글) 모든 작업은 제가 돌리고 있는 OpenClaw한테 디스코드로 명령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었고, 본격적인 프로세스를 돌리기 전에는 PR을 머지하기 전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기준 등을 CI로 타이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역시 벌써 두 달도 넘은 이야기고, 지금 이 시간에도 개발에 관해선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역시 공부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Random Thoughts
- 교통 시스템을 통해 그 나라의 사고 방식의 차이를 볼 수 있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미국은 "하지 말라는 것을 안 하면 되"고, 한국은 "할 수 있는 곳에서만 할 수 있"다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Stop 사인을 보게 되면 어떠한 상황이 되었든 무조건 멈춰야 한다거나, 좌회전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거나 등이 있습니다.
- 저번 회고 글에서 작성한 것처럼, 현대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뉴욕은 환상적인 곳입니다. MoMA는 하도 여러번 가서 누군가와 가면 도슨트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들 MET을 최고로 꼽던데, 저는 이상하게 건물 자체가 주는 아우라와 박물관 안에 있는 수많은 유물과 작품들을 보면 빠르게 기가 빨리더라구요. 휴스턴에서 경험한 로스코 채플도 미국에서 겪은 최고의 경험 중 하나입니다.
- 해외에서 이렇게 길게 체류해본 건 처음입니다. 한국을 벗어날 선택을 할 때 이번에 뉴욕에서 지낸 한 학기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뉴욕 자체는 거주지로써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 공간이 부족하고 이 거대한 인적 인프라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네요.
이제 학부 마지막 학기가 남았습니다. 곧 대전으로 다시 이동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커리어 챕터에 들어설 예정인데 조만간 링크드인에 업데이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